친구들이 한명씩 한명씩 새롭게 생기면서

점점 더블린 생활을 즐기는 중이다.

정말 다행이지!



어학원이 끝난 후 주변 거리를 걸어본다.

더블린은 크리스마스 준비에 모두 분주한듯.

거리 온통 크리스마스 분위기가 가득하다.


Dublin


나도 저 벽에 걸린 사슴 러그 갖고 싶다 ㅠㅠ


그리고 호스텔에서 만나 Myriam.

스위스의 의대생이라는 이 여자아이는 2달동안 영어공부를 하려고 왔다고 한다.

학교 시험에 떨어져서 시간이 났다는데,

여기 있는 동안 절대로 학교 공부는 생각하지 않을거라 한다 ㅋ


서로 비슷한 처지의 우리는 금방 친구가 됐고,

이 아이는 금요일 밤 자기 친구들과 함께 시간을 보내자고 제안한다.

거절할 이유가 없지!


The Church, Dublin


myriam과 같은 어학원을 다닌다는 2명의 이태리 걸들을 만나

처음 간 곳은 The Church.

원래 교회였던 곳을 지금은 레스토랑으로 바꾼 곳.

더블린 시티투어할때도 아이리쉬가 이곳 유명한 곳이라고

비싸지도 않으니 꼭 가보라고 했었는데

이렇게 가보는 구나.


Irish coffee


2명의 이태리걸. 오른쪽의 아이는 이태리에서 모델을 하고 있단다.

이 아이 핸드폰에 있는 화보 사진들 보고 정말 깜짝 놀랐던 기억이..

아무튼 정말 예뻤던 아이들.


난 이곳에서 아이리쉬 커피(Irish coffee)에 도전!

위스키+커피+크림의 조화!

위스키가 생각보다 많이 들어간거 같긴한데

이 조합이 생각보다 상당히 괜찮다.

아일랜드에 왔으니 한번은 마셔볼만 한듯.


그리고 이곳이 비싸지 않다는걸 나중에 알게 됐는데,

저 아이리쉬 커피나 다른 아이들이 시킨 맥주도 그렇고

템블바의 펍들보다 오히려 더 저렴했다.


Taste of Emilia, Dublin


그리고 이들이 저녁을 먹기 위해 예약해둔 이태리 레스토랑.

Taste of Emilia

Ha'penny 다리 바로 건너 있는 길로 들어가면 책방 옆에 있는 레스토랑.


더블린에는 이태리 레스토랑이 정말 많은데

그 중에서도 이태리 애들이 자주 간다는 곳이니

더블린의 이태리 레스토랑 중에선 맛집이 분명하겠지.


그리고 이곳에서 조인한 이태리 가이까지 5명이

금요일 밤을 즐기기 시작했다.


Taste of Emilia, Dublin


이태리 음식이라곤 피자와 파스타 밖에 모르는 나를 위해

이들이 추천해준 음식과 술로 주문.

스페인에서 하몽을 처음 먹었을때와 같은 느낌이다.

이거 내 스타일이야 ㅋ


하몽하곤 또 다른 이 맛. 나도 이제 여기 자주올래!

게다가 여기 일하는 사람중 한명의 부인이 한국 사람이라며

(내가 갔을땐 그 사람은 없었지만)

나한테 한국어로 인사까지 해준다 ㅋ


The pieman cafe, Dublin


금요일 레스토랑에서 나와 펍까지 가서 맥주까지 또 하고

토요일 나와 Miryam은 점심이 되서야 다시 만나

허기진 배를 채우러 함께 나갔다.


한국이였으면 해장국을 먹으러 갔을텐데 ㅠㅠ

이곳에선 대체 뭘로 해장해야 하나 고민하다

호스텔 근처 프렌치 파이 파는 곳에 들어가 soup로 해장하고...

이때 한국음식 생각이 정말 간절하게 났다.

이사가면 한국음식만 해먹어야지 ㅠㅠ


근데 친구들이 계속해서 생기는 건 좋은데,

이러다 통장 잔고 금방 바닥나겠다 >.<

이건 뭐 맨날 외식이니 돈쓰는게 정말 장난아니네...

여기에 익숙해지면 돈쓰는 것도 요령이 생기겠지.


당분간은 일단 놀아보자 ㅡㅡ




정신없이 일주일이 흘렀다.

일주일이 한 한달같이 느껴지는 건 뭐지 >.<



집도 어찌됐던 구했고, 

월요일부터는 공부도 시작했고...

오랜만에 공부하려니 정말 힘들긴 하지만...ㅠㅠ


CES, Dublin


내가 다니는 학원. 더블린에서는 큰 학원에 속한다.

첫날 레벨 테스트를 받는날 22명이 함께 테스트를 봤는데,

잠시 혼자가 아니라는 생각에 좀 안심이 되기까지 했던거 같다. 


그리고 이날 나랑 같은 테이블에서 함께 테스트를 본 아이들은

더블린에서의 나의 첫번째 친구들이 되었다.

18살의 프랑스 여자아이와 23살의 스위스 여자 아이.

같은 반도 아니고, 말도 제대로 안통해도 참 잘 맞는다 ㅋ


Dublin


학생카드도 만들고 은행 계좌도 신청했고...

핀넘버랑 카드가 오기 전까지는 완벽하진 않지만 ㅠㅠ

계좌 만드는 것도 뭐 이리 오래 걸리니...


어쨌든 이제 카드 오면 돈 뽑아서 아일랜드 은행에 넣어두고 

비자 신청만 하면 되겠군....

안정된 생활을 하기까진 적어도 1달 이상은 걸릴거 같다.


Guinness, Dublin


The Quays Bar. 템플바 안에서도 핫플레이스인듯.

사람 정말 많고 다른 애들한테도 여기 바에 갔었다니 모두들 좋다고 난리다 ㅋ

뭐 우리가 갔을때 연주하던 밴드는 분명 괜찮았지..

두번째 밴드는 지루해서 그냥 나오긴 했지만.


근데 난 아직 기네스 맛은 모르겠다. 그냥 맥주가 더 좋아.

어리고 착한 나의 프랑스 친구는 이날 나를 위해 기네스를 사주기까지 한다.

넌 학생이고 난 직장인이였는데 ㅋ

어쨌든 여긴선 모두 똑같은 학생이니 그냥 고맙다고 하고 마셔준다 ㅋ


친구가 생겼다는 건 분명 이곳에 적응하는데 정말 중요한 요소가 아닌가 한다.

말이 명확하게 통하지 않아도 여기서의 생활을 서로 공유 할 수 있다는 자체가

서로에게 큰 힘이 되는 거 같다. 


급하게 마음먹지 말고 천천히, 충분히 즐기면서 지내다 보면

언젠가 여기를 떠나기 싫은 정도로 완벽하게 적응하는 그날이 오겠지!

그날까지 아자!





삼가 고인의 명복을 빕니다.


한국을 떠나 이곳으로 오면서 계속 마음 한켠에 자리잡고 있는 사람이 있었다.


그녀와 친해진게 언제였지?

아마도 같은 프로젝트를 시작하면서 내가 많이 의지하면서 친해지게 되었을꺼다.


이직을 마음 먹었을때도, 새로운 무언가를 고민할때도

그녀에게 꼭 얘기하면 나한테 이런저런 얘기도 해주고 함께 고민도 해주었다.


그런 그녀가 사고가 났다고 했다.


항상 나에게 다시 같이 일하자고 했던 그녀.

더블린에 오기로 결심했을때 나를 응원해주던 그녀.

잘 다녀오라며 마지막으로 만나서 인사해주던 그녀.


그랬던 그녀가 사고가 났다고 했다.

그리고 그녀를 보내줄 마음의 준비를 하라고 했다.

너무 무서워서, 그녀가 정말 어떻게 될까봐 너무 무서워서,

혼자 울기만 하고, 그녀한테 가볼 용기도 내지 못했다.


그렇게 며칠이 흐르고, 그녀의 특별한 소식이 전해지지 않아

아무런 소식이 없는게 더 좋은거라고 혼자 안도하며, 

난 한국을 떠나 이곳에 도착했다. 


그리고 도착한 바로 다음날, 

그녀가 이젠 이세상에 없다는 소식을 들었다. 


항상 내게 힘이 되주던 그녀였는데, 

난 지금 그녀의 마지막 길도 함께 할 수 없는 곳에 와있다.

미안해요.

난 함께 해주지 못해서 정말 미안해요.


지금도 건강히 잘 지내라며 마지막에 환하게 웃으며 손흔들어 주던 

그녀의 모습이 머리속을 떠나지 않는다.


저 높은 곳에서 그녀를 알던 모든 사람들을 바라보면서

그 곳에선 아프지 말고 정말 편히 쉬길 바래요.

항상 잊지 않고 기억할께요.


삼가 고인의 명복을 빕니다.




2012년 11월 1일 밤 10시 20분 더블린 공항 도착.



그리고 시작된 더블린 생활. 

이젠 더블린에 익숙해져야 한다.


삼성 미러팝


공항 면세점에서 카메라를 구입했다.

DSLR을 매일 들고 다니긴 너무나 힘들고 어렵기에, 

항상 가방에 넣고 다닐 수 있는 똑딱이 카메라를 사기로 했다.


원래 사고 싶던 똑딱이 카메라는 이게 아닌데,

공항 면세점에선 품절이란다.

미리 미리 준비 안한 내탓이요 ㅠㅠ


급한데로 삼성 미러팝 구매.

할인 쿠폰에 상품권까지 정말 저렴하게 사서 뭐 이정도면 충분히 만족! ㅎ

셀카찍긴 좋겠군 ㅡㅡ


보다폰 탑업


현지 적응을 위해 유학원에서 가이드해주는 시티투어를 받고,

아일랜드 휴대 전화 번호를 만들다.

전화에 3G까지 25유로 탑업 완료!


시티투어를 받다 보니 더블린은 정말 작은 도시다.

이 작은 도시에서 앞으로 난 어떻게 살게 될까?


더블린


머리속은 온통 집구하는거에만 정신이 쏠려 있다 보니

더블린, 이곳이 내 눈에 들어오지 않았다. 


다행이 맘에 드는 집을 발견했고,

(뭐 내가 원했던 금액을 초과하는 그런 집이긴 했지만)

혼자 지내기 딱 좋은 공간을 찾았기에,

주저하지않고 들어가겠다고 얘기하고 나왔다.


이렇게 집을 해결하고 나니 

이제서야 더블린이 내눈에 들어오기 시작한다.

내일부턴 이곳을 제대로 둘러봐야 겠다.


어쨌든 dubliner되는 첫걸음은 뗀거다!




2012. 9월 23일. 폭탄 선언을 하다.


우리집 내방안, "나 아일랜드에서 1년만 살다 올께"

이 말로 시작된 엄마 아빠와 나, 셋의 대화. 

왜 가야하는 것인가, 무엇을 위하여 가는것인가, 여기선 뭐가 부족한 것인가, 왜 하필 아일랜드 인가....

너무나 많은 대화들이 오고 갔다.


하지만 결론은.....나는 아일랜드로 떠난다.



2012.10.05. 더블린행 비행기 예약 완료.


11월 1일 목요일 오후 2시. 인천에서 더블린으로 출발하는 비행기 시간.


지금까지 항상 나는 여행을 떠나기 전, 비행기 예약을 마치는 순간부터 여행에 대한 설렘은 시작되어, 

인천공항을 향하는 리무진 버스 안에서 그 설렘은 최고조가 되고, 공항에서부터 여행지에 도착해서는 정작 그 설렘은 차분함으로 바뀌었었다.


하지만 오늘은 비행기 예약을 마치고도 다른 나라로 향한다는 설렘은 없었다. 

단지 앞으로가 걱정될뿐....

단순히 며칠, 몇주 여행과 1년을 다른 나라에서 살겠다는 것은 큰 차이가 있을음 분명하게 느낄 뿐이다. 



아일랜드 Ireland



왜 아일랜드일까?


사실 아일랜드에 대해 아는건 하나도 없다. 영화 once 정도? 아....예전에 이나영이 나왔던 드라마 제목이였던것과....

영국 옆에 붙어있는 나라라는 것. 정말 아는 게 없다.

그러고 보니 영국에 갔을때도, 여행지를 선정할 때도 '아일랜드에 가볼까' 하는 생각조차 해본적이 한번도 없다.

게다가 난 기네스 맥주도 안좋아해. >.<


근데 난 유럽에 사는거에 막연한 환상이 있는거 같아. 그리고 거기에 살기 위해선 유럽에서도 영어권이라는 조건도 필요했고, 영국보단 비자 받기도 수월해보이고, 뭐 영국이야 아일랜드 이웃 나라니 내가 가고 싶을때 아무때나 갈 수 있지 않겠어?라는 혼자만의 생각들을 하면서....여러군데 고민할 시간에 아일랜드 가는거나 더 빨리 준비하지 싶었던거 같다. 

또 오히려 아무것도 모르는 아일랜드에 대한 환상이 있었다고나 할까. 영국은 너무 잘 알잖아. 


떠나는 날까지 26일 남았는데, 이제 겨우 비행기 예약 하나 마쳤다. 

언제 다 여길 정리하지? 지금 사는 집도 빼야 하고, 가기 전에 문제 없게 은행 업무들도 다 처리해야되고, 아일랜드에 들고 갈 짐도 챙겨야 하고, 병원도 미리 다녀와야 하고.....준비 기간이 너무 짧아서 급하게 가는거 같긴 한데...그래도 가기로 마음먹고 결정한 이상 하루라도 빨리 떠나는게 나을꺼라고 생각하고 있다. 



2012.10.12. 내 사회 생활이 마무리 되는 시간.


회사는 12일까지만 나가기로 했다. 본격적인 준비는 12일 이후부터 시작되겠지.

2006년 2월에 처음 입사하여 사회생활을 시작하고 이제는 다시 학생으로 돌아갈 준비를 하게 되는 시간.

한국을 떠나게 만든 결코 순탄치만은 않았던 시간들이였지만, 그래도 그 과정에서 정말 많은 사람들을 만나게 하고, 많은 일들을 배웠던 시간이다. 그런 경험들이 있어서 어쩜 지금 1년이라는 공백을 가지는게 별로 걱정되지 않는 이유이기도 할 것이다. 내가 이제 고작 1~2년차 였다면 이 공백에 대한 부담이 더 크고 오히려 모든걸 내려 놓지 못했을거 같다. 



벌써부터 생겨나는 놓고 가야 하는 것들에 대한 미련


내 공간. 2년 하고 7개월째 거주중인 이 집. 아무리 오래되고 낡은 집이라도 나한테 너무나 안락하고 편안함을 준 공간이다. 이 공간에 있는 내 물건들. 영화 보겠다고 산 프로젝터, 책은 몇권 있지도 않으면서 책 넣어둘 공간이 부족하다며 구매한 커다란 책장, 내 와인잔들, 내 쿠션, 옷걸이가 되버리긴 했지만 항상 옆에 두고 운동해야지 마음만 먹는 내 운동 기구 등등등.....

그리고 내가 좋아하는 두산이 만약에 한국시리즈에 나가게 되면 난 야구장 가고 싶어서 어쩌지? ㅠㅠ

더블린에서 계속 끊기고 느린 인터넷 중계를 보며 울고 있겠지?ㅠㅠ (그렇다고 한국 시리즈 못올라가고 떨어지는건 더 싫다 ㅡㅡ^)


가족들. 아직도 꼭 가야하냐고 물어보는 엄마 아빠. 

대학 졸업 후부터 따로 나와서 같이 살지 않았음에도, 다른 나라에 사는건 전혀 다른 문제이기에 계속 걱정만 하고 계신다.

나 그래서 엄마 핸드폰을 스마트폰으로 바꿔버렸다. 멀리 있는 딸래미와 영상통화로 얘기하자고...


친구들. 아일랜드로 떠난다고 말할때 모두다 각기 다른 반응들.

그런 반응들 다 예상했어~ㅎㅎㅎ 어쨌든 날 걱정해주는 친구들. 보고 싶어서 어쩌지?



그럼에도 불구하고 나 잘살거 같아!


벌써부터 여행 계획.(근데 유럽의 겨울은 싫은데....ㅠㅠ) 유럽에 살면서 하고 싶은 일들. 배우고 싶은 것들.

너무 많다. 오히려 1년이 너무 짧은게 아닌가 싶을 정도로....

그리고 어디서든 씩씩하잖아! 


어쨌든 난 떠납니다. 아일랜드, 더블린으로. 그리고 1년 후에 돌아오겠습니다. 

내가 얼마나 어떻게 바뀔진 모르겠지만. 설마 지금과 똑같다 하더라도 무조건 떠납니다. 


기다려 아일랜드! 기다려 유럽! 내가 갈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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