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일랜드, 더블린에 있으면서 가장 힘든점은

하루에도 수십번씩 변하는 날씨와, 시도때도 없이 내리는 비.

그래서 따뜻한 나라를 찾아 떠나는 여행이 시작되었다.



스페인 여행 시 가지 못해 아쉬웠던 포르투갈.

3월에도 20도가 가까운 온도로 따뜻한 햇빛을 충분히

느낄 수 있을 거라 확신하고 도착한 포르투갈은 리스본 공항을 나오자 마자

바로 강렬한 햇빛이 나를 반겨주었다.

더블린의 햇빛과는 정말 차원이 틀리다!


역시 최고의 선택을 한거야!


리스본(Lisbon)


로시오 광장 근처 호스텔에 짐을 풀고

일단 정처없이 리스본의 거리를 걸어 본다.


더블린도 유럽인데....

왜 이제서야 유럽에 있는 것 같은 기분이 들지? 


리스본(Lisbon)


Plaza del Comercio (Praça do Comércio)


따뜻한 햇빛이 그리웠던 우린 이렇게 광장에 앉아

(때론 눕기도 하고)

마음껏 광합성을 시작했다.


사실 리스본으로 떠나기 전 일기예보엔 온통 비투성이에,

라이언에어 티켓 프린트하러 갔다 만난

나의 영어선생님은 남자친구 부모님이 전날 리스본에서 오셨는데

계속 비가 내리고, 앞으로도 당분간 그럴꺼라며

나에게 슬픈 소식을 전해줘서 미안하다며 말을 했지만...


어느 곳에서도 비를 찾아볼 순 없었다!!!

우린 행운아였던거야?ㅋㅋㅋ


리스본(Lisbon)


리스본은 언덕이 많아 걸어 다니기 힘들다더니 정말이였어. 

하지만 정처없이 언덕을 걸어 오르다 보면

리스본 도시와 테주강을 한눈에 담을 수 있는 곳도 있고

이런 풍경을 보며 마시는 시원한 맥주 한잔이면

힘들게 걸어 온라온 언덕따위는 모두 잊게 된다.


리스본(Lisbon)


거리를 가로지르는 트램도 특별해 보일만큼 리스본이 좋았다.


리스본(Lisbon)

리스본(Lisbon)


이렇게 정처 없이 떠돌다 배가고파 찾아간 맛집

여행 전 리스본 맛집 검색 시

돌판위에 익고 있는 소고기를 보자마자 무조건 여기다 하고 일부러 찾아갔다 ㅋ


우리나라 한우만한 육질은 아니지만

이제 유럽 소고기에 익숙해져버린건지 ㅋㅋㅋ

이 가격에 이 정도면 충분히 만족해준다.


여기에 수퍼복 한잔으로 하루를 마무리 하며

포르투갈에서의 첫날을 마무리 한다.









2012. 9월 23일. 폭탄 선언을 하다.


우리집 내방안, "나 아일랜드에서 1년만 살다 올께"

이 말로 시작된 엄마 아빠와 나, 셋의 대화. 

왜 가야하는 것인가, 무엇을 위하여 가는것인가, 여기선 뭐가 부족한 것인가, 왜 하필 아일랜드 인가....

너무나 많은 대화들이 오고 갔다.


하지만 결론은.....나는 아일랜드로 떠난다.



2012.10.05. 더블린행 비행기 예약 완료.


11월 1일 목요일 오후 2시. 인천에서 더블린으로 출발하는 비행기 시간.


지금까지 항상 나는 여행을 떠나기 전, 비행기 예약을 마치는 순간부터 여행에 대한 설렘은 시작되어, 

인천공항을 향하는 리무진 버스 안에서 그 설렘은 최고조가 되고, 공항에서부터 여행지에 도착해서는 정작 그 설렘은 차분함으로 바뀌었었다.


하지만 오늘은 비행기 예약을 마치고도 다른 나라로 향한다는 설렘은 없었다. 

단지 앞으로가 걱정될뿐....

단순히 며칠, 몇주 여행과 1년을 다른 나라에서 살겠다는 것은 큰 차이가 있을음 분명하게 느낄 뿐이다. 



아일랜드 Ireland



왜 아일랜드일까?


사실 아일랜드에 대해 아는건 하나도 없다. 영화 once 정도? 아....예전에 이나영이 나왔던 드라마 제목이였던것과....

영국 옆에 붙어있는 나라라는 것. 정말 아는 게 없다.

그러고 보니 영국에 갔을때도, 여행지를 선정할 때도 '아일랜드에 가볼까' 하는 생각조차 해본적이 한번도 없다.

게다가 난 기네스 맥주도 안좋아해. >.<


근데 난 유럽에 사는거에 막연한 환상이 있는거 같아. 그리고 거기에 살기 위해선 유럽에서도 영어권이라는 조건도 필요했고, 영국보단 비자 받기도 수월해보이고, 뭐 영국이야 아일랜드 이웃 나라니 내가 가고 싶을때 아무때나 갈 수 있지 않겠어?라는 혼자만의 생각들을 하면서....여러군데 고민할 시간에 아일랜드 가는거나 더 빨리 준비하지 싶었던거 같다. 

또 오히려 아무것도 모르는 아일랜드에 대한 환상이 있었다고나 할까. 영국은 너무 잘 알잖아. 


떠나는 날까지 26일 남았는데, 이제 겨우 비행기 예약 하나 마쳤다. 

언제 다 여길 정리하지? 지금 사는 집도 빼야 하고, 가기 전에 문제 없게 은행 업무들도 다 처리해야되고, 아일랜드에 들고 갈 짐도 챙겨야 하고, 병원도 미리 다녀와야 하고.....준비 기간이 너무 짧아서 급하게 가는거 같긴 한데...그래도 가기로 마음먹고 결정한 이상 하루라도 빨리 떠나는게 나을꺼라고 생각하고 있다. 



2012.10.12. 내 사회 생활이 마무리 되는 시간.


회사는 12일까지만 나가기로 했다. 본격적인 준비는 12일 이후부터 시작되겠지.

2006년 2월에 처음 입사하여 사회생활을 시작하고 이제는 다시 학생으로 돌아갈 준비를 하게 되는 시간.

한국을 떠나게 만든 결코 순탄치만은 않았던 시간들이였지만, 그래도 그 과정에서 정말 많은 사람들을 만나게 하고, 많은 일들을 배웠던 시간이다. 그런 경험들이 있어서 어쩜 지금 1년이라는 공백을 가지는게 별로 걱정되지 않는 이유이기도 할 것이다. 내가 이제 고작 1~2년차 였다면 이 공백에 대한 부담이 더 크고 오히려 모든걸 내려 놓지 못했을거 같다. 



벌써부터 생겨나는 놓고 가야 하는 것들에 대한 미련


내 공간. 2년 하고 7개월째 거주중인 이 집. 아무리 오래되고 낡은 집이라도 나한테 너무나 안락하고 편안함을 준 공간이다. 이 공간에 있는 내 물건들. 영화 보겠다고 산 프로젝터, 책은 몇권 있지도 않으면서 책 넣어둘 공간이 부족하다며 구매한 커다란 책장, 내 와인잔들, 내 쿠션, 옷걸이가 되버리긴 했지만 항상 옆에 두고 운동해야지 마음만 먹는 내 운동 기구 등등등.....

그리고 내가 좋아하는 두산이 만약에 한국시리즈에 나가게 되면 난 야구장 가고 싶어서 어쩌지? ㅠㅠ

더블린에서 계속 끊기고 느린 인터넷 중계를 보며 울고 있겠지?ㅠㅠ (그렇다고 한국 시리즈 못올라가고 떨어지는건 더 싫다 ㅡㅡ^)


가족들. 아직도 꼭 가야하냐고 물어보는 엄마 아빠. 

대학 졸업 후부터 따로 나와서 같이 살지 않았음에도, 다른 나라에 사는건 전혀 다른 문제이기에 계속 걱정만 하고 계신다.

나 그래서 엄마 핸드폰을 스마트폰으로 바꿔버렸다. 멀리 있는 딸래미와 영상통화로 얘기하자고...


친구들. 아일랜드로 떠난다고 말할때 모두다 각기 다른 반응들.

그런 반응들 다 예상했어~ㅎㅎㅎ 어쨌든 날 걱정해주는 친구들. 보고 싶어서 어쩌지?



그럼에도 불구하고 나 잘살거 같아!


벌써부터 여행 계획.(근데 유럽의 겨울은 싫은데....ㅠㅠ) 유럽에 살면서 하고 싶은 일들. 배우고 싶은 것들.

너무 많다. 오히려 1년이 너무 짧은게 아닌가 싶을 정도로....

그리고 어디서든 씩씩하잖아! 


어쨌든 난 떠납니다. 아일랜드, 더블린으로. 그리고 1년 후에 돌아오겠습니다. 

내가 얼마나 어떻게 바뀔진 모르겠지만. 설마 지금과 똑같다 하더라도 무조건 떠납니다. 


기다려 아일랜드! 기다려 유럽! 내가 갈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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